보은속리산의민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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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의 송이놀이

법주사의 ‘송이놀이’는 최남선(崔南善)이, 박석진(朴石진) 노스님에게 듣자와 안 일인데, 속리산 법주사에서는 매년 설날이면 ‘송이놀이’라 하여 사중(寺衆)이 큰 남근을 나무로 만들어 떠 메고 주종어가(主從御駕)의 부서를 정비한 후 엄숙한 행렬로서 절 안의 신당(神堂)에 나아가 남근 중심의 작법(作法)을 행하고 그것을 신 앞에 바치는 속이 있어서 근년까지 행하고 없어진 지가 얼마되지 아니하였다 한다. 하여 법주사에서 설날 사중(寺衆)들이 나무로 만든 남근을 가지고 놀다 신당에 바치는 ‘송이놀이’가 있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송이’는 승려들이 쓰는 ‘남근’의 은어이므로 송이놀이는 남근놀이라는 뜻인데 이능화(李能和)는, 자재천왕(自在天王)은 불가에서 욕계마왕(欲界魔王)이라 하는데 부처가 성도할 때 이 마왕이 방해한 것은 불서(佛書)에 실려있다. 그런데 법주사(法住寺)에서 이 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내며 마력이 있기 때문에 음탕한 놀이를 만들어 제사하였다고 하나 사실은 그 신을 욕보이는 것이다. 하였으나 사천왕상(四天王像)과 금강역사(金剛力士)까지 모신 ‘호서제일가람(湖西第一伽藍)’이라는 법주사에서 욕계마왕을 달래려고 ‘송이놀이’를 하였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법주사의 송이놀이는 속리산신제의 뒷풀이인 축제의 놀이로 본다. 즉 고대 부족국가의 천신제인 부여의 ‘영고(迎鼓)’나 예의 ‘무천(舞天)’ 고구려의 ‘동맹(東盟)’에는 모두 술을 마시고 노래와 춤을 추었다고 하였는데,이것은 제천의식에서 뒷풀이로 이루어지는 ‘축제’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술을 마셨다”는 것이 잔치이고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는 것은 놀이인데 이 잔치와 놀이는 축제의 기본요소이다. 따라서 법주사의 송이놀이는 속리산신제의 뒤에 이루어지는 놀이라는 점에서 본명히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남근놀이는 태초에 신이 가졌던 신성한 행위의 모범적 가치와 기능을 주기적으로 재연하는 것이고 일상생활과 구별되는 폐쇄된 우주이자 순수한 공간이며 또 집단생활의 권리아다. 그렇기 때문에 신성한 불교사원인 법주사에서 속리산신제의 뒷풀이로 승려들이 ‘송이놀이’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